태풍 등급 분류 및 이름 붙이는 법


태풍 등급은 어떻게 나뉠까? 이름 붙이는 법까지 정리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태풍 소식, 뉴스를 통해 ‘강한 태풍’ 혹은 ‘초강력 태풍’이라는 말을 듣지만,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지 궁금했던 적 없으신가요? 각양각색의 태풍 이름은 또 어떻게 지어지는 걸까요? 오늘은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등급 분류 기준과 이름이 붙여지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태풍이란 무엇일까요?

태풍은 열대 해상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저기압 시스템인 열대성 저기압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북태평양 남서 해상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태풍이라고 부릅니다. 태풍이 발생하고 발달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바닷물(보통 26.5℃ 이상)이 필수적이며, 이 바닷물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상승하면서 강력한 비구름과 바람을 동반하는 소용돌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발생하는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다른데, 북태평양 서쪽에서는 ‘태풍(Typhoon)‘, 북대서양이나 북태평양 동쪽에서는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이나 남반구에서는 ‘사이클론(Cyclone)‘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같은 기상 현상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태풍은 막대한 에너지를 가지고 이동하면서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뿌려 때로는 큰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저위도 지역의 에너지를 고위도 지역으로 옮겨 지구의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고, 물 부족 지역에 필요한 수자원을 공급하며, 해수를 순환시켜 적조 현상을 완화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수행합니다. 따라서 태풍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재난 대비를 넘어 지구의 기상 시스템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우리나라 태풍 등급 기준: 강도로 분류하기

우리나라 기상청은 태풍의 중심 부근 최대풍속(10분 평균)을 기준으로 태풍의 강도를 분류합니다. 이 기준은 태풍이 지닌 파괴력의 잠재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바람의 세기가 강할수록 예상되는 피해 규모도 커지기 때문에, 이 등급을 통해 우리는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기상청의 태풍 강도 분류는 다음과 같이 총 5단계로 나뉩니다.

: 중심 부근 최대풍속 17m/s 이상 ~ 25m/s 미만

초속 17m/s는 시속 약 61km에 해당하며, 바람에 의해 사람이 약간 비틀거리고 간판이 날아갈 수 있는 정도의 세기입니다. 아직 ‘태풍’으로 발달하기 전 단계의 ‘열대폭풍(Tropical Storm)’에 해당하기도 합니다.

: 중심 부근 최대풍속 25m/s 이상 ~ 33m/s 미만

시속 약 90km 이상에 해당하는 바람으로, 지붕의 기와가 날아가거나 비닐하우스가 파손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본격적인 태풍의 위력을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 중심 부근 최대풍속 33m/s 이상 ~ 44m/s 미만

시속 약 119k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입니다.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건물의 창문이 깨지거나 지붕이 날아가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등급부터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과거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던 태풍 중 상당수가 이 등급에 해당했습니다.

매우 강: 중심 부근 최대풍속 44m/s 이상 ~ 54m/s 미만

시속 약 158km가 넘는 맹렬한 바람으로,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으며, 건물이 붕괴될 위험도 있습니다. 철탑이 휘어지거나 부러질 수도 있는 강력한 위력입니다. 2003년 큰 피해를 준 태풍 ‘매미’가 상륙 시 이 등급에 해당했습니다.

초강력: 중심 부근 최대풍속 54m/s 이상

시속 약 194km를 초과하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파괴력을 지닌 바람입니다. 건물이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으며, 모든 기반 시설이 마비될 정도의 재앙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020년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 이 등급까지 발달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태풍의 강도 등급은 단순히 바람의 속도를 나타내는 것을 넘어,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의 정도를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크기로도 분류해요: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태풍의 위력은 중심 최대풍속뿐만 아니라, 그 크기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는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크기 분류 또한 중요합니다. 기상청에서는 태풍의 중심으로부터 초속 15m/s 이상의 바람(강풍)이 부는 영역의 반경, 즉 ‘강풍 반경’을 기준으로 태풍의 크기를 분류하고 있습니다. 강풍 반경이 넓을수록 더 넓은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게 됩니다.

소형: 강풍 반경 300km 미만

영향 범위가 비교적 좁은 태풍입니다. 하지만 크기가 작다고 해서 강도가 약한 것은 아니며, 중심 부근에서는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수 있습니다.

중형: 강풍 반경 300km 이상 ~ 500km 미만

한반도 남북 길이(약 1000km)의 절반 정도를 덮을 수 있는 크기입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많은 태풍이 이 정도 크기에 해당합니다.

대형: 강풍 반경 500km 이상 ~ 800km 미만

강풍 영역이 한반도 전체를 덮고도 남을 만큼 매우 넓은 태풍입니다. 이런 태풍이 접근하면 전국 대부분 지역이 강풍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초대형: 강풍 반경 800km 이상

일본 열도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거대한 크기를 가진 태풍입니다. 영향 범위가 상상 이상으로 넓어, 주변국까지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태풍의 크기와 강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소형 태풍이라도 중심 부근의 바람은 ‘초강력’ 등급일 수 있으며, 반대로 초대형 태풍이지만 강도는 ‘중’ 등급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태풍 정보를 확인할 때는 강도와 크기를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위험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태풍 강도 및 크기 분류 기준

구분 기준 내용 (중심 최대풍속 / 강풍 반경) 예상 피해 (참고)
강도 중심 부근 최대풍속
(10분 평균)
약 (Weak) 17m/s ~ 25m/s
(61~89km/h)
간판 등 날림
중 (Medium) 25m/s ~ 33m/s
(90~118km/h)
지붕, 기와 파손, 비닐하우스 손상
강 (Strong) 33m/s ~ 44m/s
(119~158km/h)
기차 탈선 가능, 건물 창문 파손
매우 강 (Very Strong) 44m/s ~ 54m/s
(159~194km/h)
사람, 큰 돌 날림, 건물 붕괴 위험
초강력 (Violent/Super) 54m/s 이상
(195km/h 이상)
건물 순식간 파괴, 기반 시설 마비 (재앙적 수준)
크기 강풍 반경
(풍속 15m/s 이상
영역 반경)
소형 (Small) 300km 미만 영향 범위 비교적 좁음
중형 (Medium) 300km ~ 500km 미만 한반도 절반 크기
대형 (Large) 500km ~ 800km 미만 한반도 전체 영향 가능
초대형 (Very Large) 800km 이상 일본 열도 전체 크기 이상, 광범위한 영향

태풍 이름은 누가, 어떻게 지을까요?

태풍의 이름은 세계기상기구(WMO) 산하의 ‘태풍위원회’ 회원국들이 제출한 고유한 이름들로 구성된 목록을 순서대로 사용합니다. 현재 태풍위원회에는 총 14개 회원국(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대한민국, 태국, 미국, 베트남)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 회원국이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이 5개 조로 나뉘어 순환하며 사용됩니다.

이름 목록에는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와 언어가 반영된 다양한 이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으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등의 이름을 제출했습니다. 이 140개의 이름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사용되며, 140번째 이름까지 모두 사용하고 나면 다시 첫 번째 이름부터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특별히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은 목록에서 영구히 제외(퇴출) 되기도 합니다. 이는 해당 태풍이 남긴 상처와 기억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2002년 ‘루사(RUSA)’와 2003년 ‘매미(MAEMI)’는 각각 말레이시아와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었으나 퇴출되었고, 이후 태풍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새로운 이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루사’는 ‘누리(NURI, 말레이시아 제출)’, ‘매미’는 ‘무지개(MUJIGAE, 북한 제출)’로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특정 이름이 퇴출되면 해당 이름을 제출했던 국가가 새로운 이름을 제안하여 목록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름 명명 방식은 특정 국가나 문화에 편중되지 않고 회원국 모두에게 친숙한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태풍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태풍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태풍 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www.weather.go.kr)나 모바일 앱 ‘날씨알리미’를 통해 확인하는 것입니다. 기상청에서는 태풍의 현재 위치, 강도, 크기, 예상 이동 경로, 예상 상륙 시점 등 상세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풍 예상 경로는 하나의 선이 아닌 ‘확률 원’으로 표시되는데, 이는 태풍의 진로가 유동적일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원의 범위 전체를 영향 가능 지역으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식 채널

  • 기상청 홈페이지 (www.weather.go.kr)
  • 기상청 모바일 앱 ‘날씨알리미’
  • TV 및 라디오 기상 특보
  • 재난문자

제공 정보

  • 태풍 현재 위치 및 강도
  • 예상 이동 경로 및 속도
  • 확률 진로 (태풍 경로 불확실성)
  • 특보 발효 상황
  • 지역별 강수량 및 풍속 예상

태풍 예보에는 ‘태풍 예비특보’와 ‘태풍 특보(주의보/경보)’가 있습니다. 예비특보는 특정 지역에 태풍 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을 때 미리 알려주는 정보이며, 주의보나 경보는 실제 위험이 예상될 때 발효됩니다. 이러한 특보 발표 현황을 주의 깊게 확인하고,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행동 요령에 따라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TV나 라디오 뉴스, 재난 문자 등을 통해서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최신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특히 거주 지역에 대한 예보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혼란을 겪지 않도록, 반드시 공신력 있는 기관인 기상청의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태풍 분류 기준과 이름 명명법에 대한 이해

태풍의 강도와 크기를 나누는 명확한 기준과 이름이 붙여지는 체계적인 과정을 아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넓히는 것을 넘어, 태풍이라는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 그 위험성에 대비하는 첫걸음입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태풍의 특징을 파악하고, 발표되는 특보와 행동 요령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리 자신과 이웃의 안전을 지키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태풍과 허리케인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 태풍(Typhoon), 허리케인(Hurricane), 사이클론(Cyclone)은 모두 열대성 저기압을 지칭하는 용어이지만, 발생하는 해역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 태풍: 북태평양 서쪽 (동경 180도 서쪽)에서 발생
  • 허리케인: 북대서양, 카리브해, 멕시코만, 북태평양 동쪽 (동경 180도 동쪽)에서 발생
  • 사이클론: 인도양, 남태평양에서 발생

본질적으로는 같은 기상 현상입니다.

Q2: 태풍 등급 ‘강’은 어느 정도 위력인가요?

A: 기상청 분류 기준상 ‘강’ 등급 태풍은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시속 약 119~158km)인 경우를 말합니다.

이 정도 바람은 기차가 탈선할 수 있고, 건물의 지붕이나 창문이 파손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강력한 위력입니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수준입니다.

Q3: 태풍 이름은 바뀔 수도 있나요?

A: 네, 바뀔 수 있습니다. 태풍위원회에서 사용하는 140개의 이름 목록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경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퇴출: 특정 태풍이 매우 큰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남겼을 경우, 해당 이름은 목록에서 영구히 제외됩니다. (예: 루사, 매미)
  • 대체: 퇴출된 이름이 발생하면, 해당 이름을 제출했던 국가가 새로운 이름을 제안하여 목록을 업데이트합니다.

Q4: 우리나라가 제출한 태풍 이름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우리나라는 태풍위원회에 총 10개의 이름을 제출했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이름에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이 있습니다. (목록은 주기적으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

Q5: 태풍 크기와 강도는 비례하나요?

A: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 태풍의 강도는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으로 결정되고, 크기는 강풍(15m/s 이상)이 부는 영역의 반경으로 결정됩니다.
  • 따라서, 강풍 반경이 좁은 ‘소형’ 태풍이지만 중심 부근 바람은 매우 강한 ‘초강력’ 등급일 수 있고, 반대로 크기는 ‘초대형’이지만 강도는 ‘중’ 등급일 수도 있습니다. 태풍 정보를 확인할 때는 강도와 크기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